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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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디애나 존스, 최후의 성전 편'을 보면 전설 속의 성배를 찾기 위해 세 가지 관문을 통과하는 흥미진진한 장면이 나옵니다. 그 마지막 관문이 다리가 없는 천 길 낭떠러지 이편에서 저편으로 건너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관문을 통과하는 열쇠는 '믿음으로 발을 내딛어라'는 것입니다. 시커멓게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절벽아래를 보고 한참을 갈등하던 주인공이 포기한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오른발을 내디디게 됩니다. 그 때 투명한 유리로 된 다리가 발을 내딛는 바로 그 지점에 생겨납니다. 한 발, 또 한 발 디딜 때마다 생겨나는 유리다리를 이제 완전히 의지한 주인공이 막 뛰어가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장면에서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카메라가 그 다리의 반대편에서 그 장면을 비추었을 때, 그 유리다리는 주인공이 발을 디딜 때마다 생겨나는 요술다리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다리였습니다. 다만 깜깜한 저쪽 편에서는 그 투명한 다리가 전혀 보이지 않았을 뿐이고 햇빛이 반사되는 이쪽 편에서는 유리다리가 이미 그 모습을 다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 장면을 통해, 우리가 믿음으로 발을 내디디기 이전에 이미 길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 편에서 볼 수 있는 시각만 있다면 훨씬 힘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약의 율법이 먼저이고 신약의 복음이 나중인 것 같지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율법을 주시기 훨씬 이전에 믿음으로 아브라함을 의롭다 하셨습니다. 하나님 편에서는 복음이 먼저였습니다. 인간 편에서는 '先 회개, 後 구원'이지만 하나님 편에서 보면 '先 용서, 後 회개'입니다.

'주님은 비오는 수요일 밤에 오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참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수요일 저녁, 그것도 비까지 오는 수요일 밤에 교회에 나온 소수의 알곡 성도들을 데리러 주님이 오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부활절 아침 모든 성도가 함께 모였을 때 주님이 오실 것 같습니다. 평소에 안 나오던 사람도 어쩌다 한 번 나온 그 날, 한 영혼이라도 더 데려 가시려고 말입니다. 마지막 순간 십자가상에서 구원 받은 강도는 천국에 아무런 상급이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강도에게 '너 같은 자도 구원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오고 오는 후손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하시면서 특별한 상급을 주실 것만 같습니다.

우리가 천국 갔을 때 우리는 우리도 기대하지 못한 후대를 받게 될 것입니다. 냉수 한 잔 목마른 자에게 대접했을 뿐인데 주님은 당신이 큰 대접 받으셨다면서 상급 주신다고 성경은 약속하고 있습니다. 불안한 구원이 아니라 확실한 구원, 간신히 버틸 힘이 아니라 넉넉히 이길 힘을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주홍 같은 붉은 죄를 심해에 던져놓고 '낚시금지'라는 푯말을 내거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자녀답지 못한 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 때 '공사 중' 이라는 푯말을 세워 나를 보호해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내가 주님을 섬기는 믿음보다 더 크신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붙들고 있습니다. 나는 나를 정죄하는데 주님은 나를 인정하십니다. 거꾸로 보기 시작하니 범사가 감사해 집니다.

여러분의 목사 김 종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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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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