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선교의 동역자님들께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오랜만에 기도편지를 드리면서 바쁠수록 기도의 끈을 견고히 해야 하는데 분주하게만 산 것 같아서 송구한 마음입니다.

 

Re-Thinking Mission

저는 요즘 선교에 대해서 심각하게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교사역을 본격적으로 한지도 어느덧 30년이 된 것 같습니다. 아직 전문인선교도 말하지 않을 1985년부터 비즈너스선교를 시도했고, 실크로드가 아직 본격적으로 거론되지 않을 1994년부터 실크로드의 기점인 시안에서 사역을 시작했고, 남의 터 위에는 건축하지 않는다는 바울의 선교의 원칙을 따라 소위 말하는 전방개척선교만을 고집해 왔고, 총체적 선교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1993년 생활공동체, 경제공동체, 선교공동체를 꿈꾸며 BTC를 설립하여 공동체생활을 하며 사역해 왔습니다. 뒤돌아보면 감사한 일도 많긴 하지만, 주님께서 주신 은혜와 기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회한의 마음이 더 크게 듭니다. 그래서 그동안 제가 배우고 따랐던 선교신학, 선교의 목표, 선교의 수단과 방법 등에 대해 심각하게 재평가를 하고 새로운 남은 10년의 사역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국선교 마무리를 위한 노력

중국과 중국인을 도와주기 위해서 한국인이 중원천하를 활보한다는 것은 우리 선조들은 꿈에도 상상하기 힘든, 오천년 역사가운데 우리 세대에게만 주어진 하나님의 기회였지요. 이 기회를 선용해서 복음으로 중국을 섬기고, 중국이 복음에 빚진 나라로 국제사회에 나아가게 만든다면 우리와 우리 자녀들은 경찰과 이웃해서 살게 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는 깡패와 이웃해서 살아야할 것이라고 1996년부터 말해 왔지요. 하나님께서 주신 중국선교를 위한 결정적인 시간은 거의 다 지나가고 있는데 최근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하는 것을 보면 경찰이라기보다는 깡패에 가까운 것 같아서, 주님께서 주신 기회를 선용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함께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중국 교회가 자체적으로 대부분의 일들을 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되어서 올해로 저희가 해 오던 중국선교사역을 현지 형제자매들에게 위양하는 절차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사역하던 타 단체 사역자들이 저희 단체가 현지인에게 위양하려는 선교기지에 대해 탐을 내어 현지인들을 충동질하며 이런 저런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서 위양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모든 문제들이 순적하게 해결되고 저희가 운영하던 선교기지가 세계선교를 위해 더 잘 사용되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조공동체, 대안공동체를 향한 추구- 아둘람 이야기

저의 지난 30년간의 선교사역을 재평가하면서 제가 직면한 선교적인 도전을 극복하는 유일한 해법이 세상에 참된 대조가 되고, 대안이 되는 예수중심의 공동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공동체를 해 왔고, 대부분의 기독교 기관들이 공동체라는 표현을 쓰긴 하지만 그러나 제가 새롭게 깨닫고 추구하려는 공동체는 성경이 의미하는 참된 오이코스를 재발견하고 구현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요양하던 고성 아둘람을 재정비하여, 진정한 회복과 무장과 비전의 산실이 만들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올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지난 8월말에 회복의 집 공사를 마무리하고 후속 공정을 추진해 가며, 조금씩 새로운 선교의 동력을 일으킬 근거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둘람 비즈너리 공동체가 새로운 선교적 대안을 잘 만들어 황폐한 성읍이 사람 살 곳이 되게 하고, 열방을 치유하는 역사를 일으킬 수 있도록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암환자의 친구들

암의 위협으로부터 헤쳐 나오면서 암환자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어야겠다고 소박하게 시작한 암환자의 친구들사역은 주님의 은혜가운데 점차 체계적으로 세워져가고 있습니다. 이 땅에 암을 포함한 질병으로부터 보다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한 조직적 역량 결집을 위해 지난 2월에 창조생명학회를 발족하였고, 오는 1124-25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학회를 개최하게 됩니다. 이 모임을 통해서 질병을 대하는 관점에서부터 삶을 사는 방식까지 창조질서에 입각한 진리가 정리되고 그것이 구현됨으로 더 풍성한 생명을 실질적으로 누리게 하는 실제적 복음의 선포되고,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족이야기

장모님의 장례식에 문상을 와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창 공사를 하는 중에 장례식을 치르게 되어서 끝나고 나서 곧 바로 고성으로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되어서 따로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립니다. 이 편지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내는 어머님을 여의고 나서 한동안 힘들어 했었는데 이제는 많이 회복된 것 같습니다. 저는 그동안 결핍한 가운데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다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갈되었다가 이제 서서히 헤어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저희 가정을 복의 근원으로 부르신 주님의 부르심에 잘 순종해 가고, 선물로 주신 이삭, 에스더가 주님을 깊이 사랑하며 주님의 나라를 힘차게 섬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부족한 저희 가정과 단체를 사랑해 주셔서 함께 동역해 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2017. 10. 11

여러분의 보냄을 받은 신갈렙, 전사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