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선교의 동역자님께

메리 크리스마스! 복된 성탄의 아침, 하늘에서는 영광,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동역자님들의 가정에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어떤 변종 바이러스와 변종 생명체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음에 감사드립니다.
말세가 되면 난리에 난리의 소문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님께서 이미 말씀하셨기에 다가올 새해에도 만만치 않은 도전과 시련에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대함과 소망을 가지고 직면할 용기를 주시는 주님을 인해 감사드립니다. 사망이나 생명이나.......다른 어떤 피조물이라고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8:39)는 말씀처럼 앞으로 일어날 어떤 변종 바이러스이든 변종 생물체의 위협도 우리가 넉넉히 이길 수 있게 하실 주님을 찬양합니다.

14년 전부터 사회적 격리를 하도록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2006년 말 제가 말기암으로 인해 요양할 집을 구하기 위해 고성에서 가장 큰 부동산을 방문해서 7번 동해대로에서 산 쪽으로 가장 많이 들어간 곳 중에서 멋진 경치가 없고, 멋진 계곡이 없어서 사람들이 와서 펜션을 짓겠다고 시끄럽게 하지 않을 동네 중에서 집 나온 것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했었습니다. 제 말을 들은 부동산사장님은 별 미친 사람이 다 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성의 없이 응대하셨지만 다행이 같은 해병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곧 바로 마음을 바꾸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셔서 200년 된 한옥과 딸린 밭을 매입했습니다. 그 후 주변으로 확장하고 건물들을 지어 오늘 아둘람에 이르게 되었지요. 그래서 코로나사태에도 불구하고 아둘람은 영화 동막골처럼 거의 받지 않고 평안함 가운데 지내며 매달 캠프를 통해 절박한 암환우분들을 섬겨왔습니다.

소천한 어머님, 다시 오신 어머님? 온지 9시간 만에 소천한 30대 초반의 엄마
지난 6월말 어머님 장례를 치르면서, 27년 전에 매장했던 아버님 산소를 정리해서 두 분의 유골을 아둘람에 모시고 와서 수목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9월말 아둘람에서 동역할 부부를 채용했는데 친정 어머님도 함께 모시고 와서 공동체로 살게 되었니다. 그런데 그 분의 성함이 소천하신 저희 어머님과 본관과 한자까지 똑같아서 놀랐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님처럼 잘 모시라는 주님의 당부와 함께 어머님을 여윈 제 마음에 주신 위로로 알고 함께 잘 살고 있습니다.
 
그제는 3살 딸을 둔 30대 초반의 젊은 엄마가 전화를 해서 자기 몸이 너무 안 좋은데 인생의 마지막을 좋아하는 아둘람에서 보내게 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해서 허락해 드리고 저는 잠간 서울에 병원을 다니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출타중인 저녁 6시에 남편과 딸과 함께 도착한 그 자매는 하룻밤도 다 자지 못한 새벽 3시에 이곳 아둘람에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 아픈 몸을 끌고 평택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중간에 응급실에 들러서 도움을 받아가며 6시간이나 걸려서 아둘람에 와서 9시간 후에 자매님은 영면했습니다. 어쩌면 아둘람에서 숨을 거두기 위해 필사적으로 온 것 같아서 참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아둘람이 절박한 자매의 마지막 피난처가 되어 줄 수 있었서 감사했습니다. 장례식이 끝나면 자매님을 이곳 아둘람에 수목장을 해서 영원히 이곳에서 쉴 수 있게 해 드리려 합니다.

작년에 아내와 함께 아둘람 암캠프에 왔던 환갑을 막 지난 신장암 4기의 무신론자이신 남성은 얼마 전 아내를 먼저 암으로 여의고, 12월 아둘람 캠프에 다시 왔습니다. 캠프가 끝난 후에 자기가 암과 동행하는 10년 동안 전국에 좋은 요양시설과 암센타를 대부분 가 봤지만 아둘람에 가장 좋다며 이곳에서 나가지 않고 장기간 머물 수 있게 해 달라고 해서 저희를 당황시켰습니다. 재정적 여유가 있으신 분이라 강남에도 아파트가 있고, 평창에는 멋진 계곡과 접한 3000평의 대지에 4채의 집이 있고, 춘천에도 멋진 주택이 있고, 설악산 입구에도 별장을 소유하고 있지만 정작 가서 지낼 따뜻한 곳이 없다는 그 분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서 같이 머물 수 있게 배려를 해 드렸습니다. 미국 CPA인 그 분의 딸이 아빠를 보기 위해 이곳에 와서 있었는데 돌아가신 자기 엄마도 아둘람을 너무 좋아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며 감사해 했습니다. 그렇게 신앙이 없으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아둘람에서 예수님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은혜가 계속되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제가 암과 관련된 사역을 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지난 30년 가까이 비즈니스를 통한 전방개척사역를 해 왔습니다. 물론 지금도 비즈너리를 양성하고 파송해서 그 사역을 지속하고 있긴 하지만 저는 암의 세계에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는 사역과 대안공동체 아둘람을 세우는 일에 더 중점을 두고 사역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저를 못마땅해 하시기도 하고, 또 얼마 전 사역의 초기부터 동역해 주셨던 母교회로부터 재정지원 중단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랄프 윈터박사께서 2005년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 오셔서 21세기 전방개척선교의 최대의 격전지는 암의 영역에 하나님의 진리를 드러내는 영역적 전방개척 사역이 될 것이라고 하신 유언과도 같은 말씀을 그 당신에는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암환자가 되고 난 이후 암의 영역이 맘몬이 지배하는 얼마나 황폐한 영역인지 갈수록 심각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귀가 죽기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을 암종양을 통해 생명보다 자본을 더 중요시하는 의료산업과 보험산업 아래에서 얼마나 집요하게 종노릇시키는지 철저하게 목도하고 있습니다.
돈벌이를 위해 공동체를 떠나고,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개별적으로 직업을 영위하며 지금처럼 사는 한, 의미 있는 대안을 세상에 제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런 점이 진정한 선교에 있어서도 큰 걸림돌이 되어서 선교에는 매출액은 많지만 순이익이 별로 없는 불편한 진실을 만들지만, 애써 그것을 외면해야 하는 어색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종교성이 주는 속박이 아니라 연구를 통해서 아는 것이 아니라 예수 안에 살므로 알게 되는 진리가 주는 자유함을 더 많이 누릴 뿐만 아니고 누리게 해 주며, 단순히 구원의 확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더 풍성한 생명을 누리는 사역을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해 갈 계획입니다. 내년에는 더욱 진리가 주는 자유함을 얻고, 더 풍성한 생명을 실존적으로 누리는 사역과 그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공동체를 구체적으로 이루어가길 원합니다. 그것이 제가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주님께 올려드릴 열매라고 생각하며, 제 삶 속에 있는 다른 모든 잎과 가지들을 치고 오직 열매 맺는 사역에 집중하려 합니다. 그것을 위해  십자가로 인해 내가 세상에서 왕따가 되고, 나도 또한 세상을 왕따시키며(갈6:14) 살아가려 합니다.

부족한 저희 부부와 아둘람의 사역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가득한 성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2020년 성탄의 아침에
                                              아둘람에서 신갈렙 전사라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