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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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 교회의 영성
교회는 모임이라는 의의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주로 고백한 사람들의 모임이 곧 교회”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모이기가 상당히 쉽지 않은 비대면의 문화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모여서 삶을 나누고, 교제하고, 예배함으로 신앙의 동력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 신앙의 동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교회는 지금 커다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역사를 보면 교회의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역사에 대한 기회가 주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대 교회가 핍박을 받던 상황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발발했을 때, 이교도들과 기독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가족, 동료 가운데 전염병에 걸린 사람이 있을 때 그들을 버리고 달아났지만 기독교인들은 병으로 인하여 죽어가는 가족이나 믿음의 식구는 물론이지만 이교도들 조차도 동일하게 돌보아주고 함께 해줌으로 기독교의 신앙이 참된 신앙임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3-14세기에 유럽에 페스트 병이 창궐할 때도 그 당시 교회는 이웃을 섬기는 모범을 보여주었고, 어떤 기관 보다 교회는 시민의 안전에 책임성을 가지고 임하였고, 의식과 형식적인 교회가 개혁됨으로 오늘날 개신교가 탄생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비대면의 상황은 분명 위기이지만 그것은 어쩌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좋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활동과 인간적인 친교 중심의 교회에서 예배와 공동체, 그리고 선교 중심의 교회로의 전환이 필연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의 과감한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제도적인 교회에서 유기적인 교회의 전환이 필요하고, 서로가 부족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협력함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마이너스 영성 시대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동안 있었던 활동, 프로그램 등을 과감하게 줄이고, 본질에 맞게 단순화 하는 것입니다. 대신에 1)예배, 2)목장, 3)선교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성경 통독, 섬김과 봉사, 영혼 구원과 양육 등을 목장 중심으로 해 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목장 모임은 비대면과 대면을 병행하되 필수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교회는 점점 영적 가족과 같은 유기적인 교회가 되고, 모든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교회의 모습이 오히려 초대 교회의 모습이고, 생명력 있는 초대 교회의 모습인 것입니다. 코로나-19의 상황은 분명 위기이지만 줄일 것을 과감하게 줄이고 반드시 필요한 것만을 붙든는 마이너스 영성으로 나아간다면 지금의 위기는 생명력 있는 교회로의 회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목사 김 종 석